Kevin Kelly - The Inevitable

Book 2017. 9. 10. 23:29
최근에 EMERGING TECHNOLOGY를 발굴하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 비교적 요새 나온 책들 중 회사 도서관에서 골라 읽게 되었다.

와이어드 잡지의 공동창간자이자 편집장이었던 케빈 켈리는 이 책에서 미래의 기술과 사회의 발전 방향을 12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하나씩 읽어보면 다 아는 얘기이지만, 다소 황당하다 느껴질 수 있는 생각까지 대담하게 확장해가며 다양한 방향성을 그려낸다.

특히 미국인으로서 자유주의, 개인주의에 익숙한 저자가 인터넷에서 현재 가장 강한 트렌드인 공유에 의한 발전을 새로운 사회주의라 부르며, 미래에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공유 방식에 의해 가장 큰 부와 문화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 예측하는 부분은 가장 흥미롭다.

전 세계의 모든 책, 음악, 영화를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경험하고, 그에 대한 자기의 생각을 주석으로 덧붙이며 이를 누구나 서로 참조할 수 있게 되는 미래를 그리고 있는데, 현실이 완벽하게 이를 구현하진 못하더라도 그 비슷한 방향으로 발전해간다면 재밌겠다고 기대한다.

책 자체는 기술의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화두를 던져줄 것이나, 아주 신선한 새로운 기술을 찾는다면 단시일 내에 그런 것이 나오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발전을 목도하고 있는 기술들이 더욱 고도화되고 결합되어 지금은 꿈과 같은 것들이 현실에서 실현될 것이라는 점을 느끼게 한다.

지난 30년 동안 통신, 인터넷, 검색/광고, 스마트폰, 공유경제의 발전이 순식간에 수많은 산업을 뒤엎고 사람들의 일상을 바꿔놓았다면, 앞으로 30년간은 여기에 더해서 인공지능, 데이터, 클라우드, AR/VR, 센서와 웨어러블이 그 변화를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도 그 트렌드와 변화의 첨단을 직접 목격해왔으면서도 여러 차례 잘못된 판단과 미래 예측을 해 왔음을 책에서 솔직히 적어 두고 있다.

과거의 기술 발전을 돌이켜보면 하드웨어의 발전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이 하나의 기능을 고도로 집적하는 기술은 무어의 법칙을 그대로 따라 가며 기하급수적인 물적 성장의 근간이 되어왔으나 이제 그야말로 기술 자체가 물리적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또한 로봇이나 AR/VR 등 하드웨어 기반으로 고도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함께 이 둘이 결합되어 인간과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복잡한 구조적 설계가 필요한 것들로, 사람들의 상상에 비해 실현되는 속도는 여전히 느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기술도 인간이 기억하고 학습하는 방식을 모델로 하여 급격히 발전하고 있으나, 인간이 아직 뇌의 작동 방식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많은 이들이 걱정하듯 인간처럼 사고하고 인간을 지배하는 인공지능의 출현은 요원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방대한 데이터와 결합하여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은 인간보다 더 잘하게 될 것이 분명한 만큼,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전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측면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할 날이 10~20년 내에 오리라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정치 경제 사회 측면에서 인간이 이룩한 현재 시스템의 변화 속도는 너무나 느려서, 기술 발전을 쫓아가지 못할 뿐 아니라 그 틈바구니에서 삶을 영위해야 하는 인간 자신에게 무자비한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결국 모든 인간이 서로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돕고 보살펴주는 것 뿐이나, 금전만능주의로 인해 피폐된 사람들의 가슴속에 인간애의 불꽃이 살아있는 사람들이 얼마나될지, 불과 10~20년 후에 펼쳐질 다가오는 미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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